안녕하세요? 고미생각입니다. ^^;;

 

1.

 

일단 이야기를 시작하기에 앞서서 칼럼 두 편을 소개합니다. 한 편은 안철수 캠프의 미래에 대해서 내다본 무브온21의 피콜로님 글이고요. 또 한 편은 윤여준 문제를 바라보는 미디어스 한윤형 기자 (필명 아흐리만)의 칼럼입니다. 글이 다소 길고 피콜로님의 글은 조금 어렵게 느끼시는 분들도 계실지 모르겠습니다만 일단 읽어주시면 대단히 감사하겠습니다. 참고로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여 소개해드린 위의 두 칼럼 역시 노하우업 토론 광장에 보관해두도록 하겠습니다.

 

참고 칼럼 : 안철수의 제 1 지망은 중도보수 신당이다. (피콜로 / moveon21 /2012-09-26)
원문 보기 (http://moveon21.com/?document_srl=1707783)

참고 칼럼 : 최근 '윤여준의 생각' 그리고.. 개혁세력의 딜레마 (한윤형 기자 / 미디어스 / 2012-09-27)
원문 보기 (http://www.mediau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8053)

 

지금부터 읽으시는 논평은 위의 글 두개를 전부 읽으셨다는 전제 하에서 말씀드리는 것임을 알려드립니다.

 

2.

 

피콜로님의 글을 간단하게 요약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안철수 발 정계개편론의 핵심이자 목표는 민주당의 일부와 새누리당 일부가 합류하는 중도보수신당을 만드는 것이 1지망인 듯 하다는 겁니다.

 

만약에 이것이 성사된다면 '지역'이 기준이었던 정당구조의 개편은 이루어질테니 이는 박정희가 망쳐 놓았던 대한민국의 정당질서를 복원할 수 있는 큰 성과라 하겠습니다. 따라서 만약에 이것이 현실이 된다면 저는 두 번 생각할 필요도 없이 지금까지 안철수 후보를 비난했던 것을 매우 정중히 사과할 것입니다. 안철수 후보가 대한민국 정당정치의 발전에 큰 기여를 한 셈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여기에는 큰 문제가 있습니다. 지금 안철수 캠프의 역량과 상황을 보건대 이를 기대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는 점입니다. 대선이 80여일 정도 남은 시점에서 너무 이른 판단일 수 있겠습니다만 그런 위험성을 고려해 본다 하더라도 지금의 추세로 보건대 현실적으로 따져보면 안철수를 통해 새누리당을 쪼개는 효과를 기대하기는 별로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중도층 무당파의 뒤를 호남 다수가 집결하여 받쳐주는 이른바 민주당의 후단협 시즌2 전략으로 귀결될 공산이 매우 크다고 하겠습니다.

 

만약에 1지망 전략이 아닌 2지망 전략이 먹히게 되면 아마도 안철수로 야권 단일화가 이루어지거나 (이게 피콜로님이 말씀하신 플랜 B) 이것조차 문재인에게 밀려 여의치 않을 경우 끝까지 완주(플랜C입니다)를 선택할 확률이 현재로서는 안철수의 1지망 보다 더 높아보인다는 겁니다. 이렇게 될 경우 만약 플랜 B로 결론이 맺어지면 아마도 정권교체라는 결과물은 이뤄낼 수 있을테지만 정권 교체를 이루었다는 사실 자체만이 우리가 현실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최대치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게 문제가 되는 것이죠.

 

3.

 

왜 이게 문제가 되느냐? 크게 두가지 관점에서 파악할 수 있습니다. 첫번째는 안철수 부인의 다운계약서 사태를 통해 짐작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만 이명박 정부를 뽑아준 가장 큰 키워드가 바로 "욕망"이었음을 감안해보건대 안철수 신드롬 역시 이러한 "욕망"에 기대하고 있는 측면이 크다는 것이 이번 다운 계약서 사태를 통해 알 수 있는 본질적 교훈이 되기 때문입니다! 한마디로 또 다른 양상의 이명박 시즌 2가 기다리고 있다는 얘기죠.

 

왜 이런 교훈이 나올까요? 바로 그 이유를 설명해주는 칼럼이 한윤형 기자의 글에 숨어 있습니다. 한 기자의 글을 인용합니다.

 

그는 참여정부의 발목을 잡았던 관료주의 문제나 기업권력 문제에 대해서도 문제를 정리할 수 있는 실천적인 경험담을 들려준다.

그는 말한다. “정권을 잡고 처음에 청와대에 들어가면 기분이 구름 위를 떠다닌다. 마치 약을 한 듯한 상태가 된다. 무슨 일이든 다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드는 상황에서 측근들을 각 처부 장관으로 임명하고 정책을 일임한다. 장관들이 업무지시를 한다. 그럴 때에 관료들은 그 정책들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거란 사실을 알고 있다. 하지만 바로 그때 이견을 제시해봐야 반개혁세력으로 지탄받을 뿐이므로 일단은 시키는 대로 한다.

몇 개월이 지나면 부작용이 생긴다. 장관이 입장을 바꾼다. 이런 식으로 두 번만 실패를 하면 장관은 풀이 죽는다. 이때를 노려 관료들이 자신들이 원하는 대안을 장관에게 가져간다. 그러면 이번에는 장관이 관료들이 시키는 대로 한다. 이런 식으로 정권은 관료에게 길들여져 가는 것이다.”

이렇게 관료들에게 포획되다 보면 원래의 로드맵은 포기하게 된다. 그리고 더 이상은 로드맵을 줄 곳이 없다. 그때부터 기업보고서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측근들이나 학자들 그룹이 만들어 준 것에 비해 훨씬 전문성있고 그럴듯 해보인다. 이젠 정권의 로드맵이 기업보고서에 잡아먹힌다. 하지만 기업보고서는 어쨌든 일개 사기업의 이윤을 위한 것이다. 올바른 국정지표방안이 될 수가 없다. 그러나 준비가 안 된 정권에겐 다른 대안이 없다.”

인용출처 : 최근 윤여준의 생각, 그리고 개혁세력의 딜레마 (한윤형 기자 / 미디어스 /2012-09-27) 원문 보기

 

그런데 이런 문제에 대해 지적한 사람은 비단 윤여준 뿐만이 아닙니다. 윤여준의 지적과는 조금 다릅니다만 유시민 역시도 이명박 정부의 난맥상을 통렬하게 지적한 바 있습니다.

(상략)

대통령이 권력기관, 정보기관, 막강한 기관의 독대보고를 수시로 받는 이상은 정부부처들이 자율성을 가지고 사업의 타당성 효율성, 합리성 여부를 따져서 판단할 수 없습니다.

이명박 대통령께서는 정례보고 뿐만 아니라 필요하다면 독대보고도 수시로 받는다고 듣고 있습니다. 너무나 잘 정리된 보고서들이 들어오기 때문에 대통령이 한번 의지하기 시작하면 대통령이 통치하는 게 아니라 국정원의 보고서가 국가를 통치하게 됩니다. 그 위험이 도사리고 있죠.

이명박 정부의 국가운영방식은 대통령의 특이한 퍼스낼러티(Personality), " 내가 해봐서 아는데 "그것은 장관도 하면 절대 안 되는 말입니다.

내가 잘 알아 ~라고 하면 공무원은 절대 다시 보고 하지 않고 새로운 제안을 가져오지 않고 장관이 뭘 생각하고 있는지 눈치만 봅니다.

그런데 이명박 대통령께서는 어법이요. " 내가 노점상 해 봤는데, 막노동 해 봤는데, 학생운동도 해 봤는데~ " 안 해본 것이 없어요. " 토목도 내가 해 봤는데 " 그래서 이렇게(4대강 사업) 가는 겁니다.

스스로 만능의 장인이라서 공무원들이 보고를 할 수 없습니다. 이 문제는 이런 관점에서 타당성을 검토하자는 공무원은 바로 옷 벗는 겁니다.

(하략)

인용출처 : [고미생각] 유시민 대구 강연 동영상에 숨어 있는 2%의 비밀 원문 보기

 

어떻습니까? 윤여준과 유시민이 지적했던 이런 얘기들이 무엇을 말해줍니까? 국회, 정당과의 의사결정 난맥상과 관료세력과의 의사결정 난맥상, 그리고 국민 여론과의 의사결정 난맥상이라는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했던 정부가 바로 이명박 정부였다는 사실입니다.

 

더 큰 문제는 뭐냐? 안철수 캠프가 대선에 성공하게 되면 위와 같은 난맥상이 또 다시 재현될 것이라는 점이 불 보듯 뻔하다는 겁니다. ? 지금까지 안 캠프가 보여줬던 일련의 사태들이 이를 충분히 증명하고도 남으니까요. 최소한 유시민이 지적했던 사태는 덜할지 몰라도 윤여준이 경고했던 난맥상은 거의 100퍼센트 벌어진다고 봐도 틀림이 없지 않겠습니까?

※. 2012년 9월 27일 오후 8시 31분 내용 추가.

잠시 그동안 안철수 캠프가 보여준 문제점을 짚어 봅시다. 무엇보다도 구태 정치를 무시하면서 실제로는 구태정치를 답습하고 있는 상황을 들 수 있습니다. 이중잣대를 들이대는 거죠. 대표적인 부분이 박선숙과 부인의 다운계약서 사태입니다. 대선 출마를 선언하자마자 타당의 인사를 바로 빼내가는 것은 분명히 구태입니다. 불법과 관행의 여부를 떠나서 '편법으로' 탈세를 하려 했다는 사실 또한 분명히 구태입니다.

그리고 이런 구태 정치에 대해 사과 회견을 할 것처럼 해놓고 장하성 교수의 영입을 깜짝 발표하면서 '구렁이 담 넘어가듯' 넘어가는 것 역시 구태입니다. 기자회견을 하면서 질문을 받지 않고 일방적으로 회견을 종료하는 것도 구태입니다. 캠프의 유력인사가 '고압적인' 태도로 인터뷰에 응하는 것도 구태죠. 부처님 가운데 토막같은 애매한 어법과 원론적인 해법만을 강조하는 것도 역시나 구태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은 그가 '정당에 속하지 않았다' '양심적, 모범적으로 성공한 기업인이다' '젊은이들에게 좋은 말을 해주는 훌륭한 멘토다.'는 이미지 만으로 구태정치를 청산할 수 있는 적임자로 여기고 있습니다. 허나 우리는 이런 선거운동으로 당선된 사람을 알고 있습니다. 이명박이죠. 지금 안철수 캠프가 황당한 대선 스케쥴 운용을 발표하고서도 여유를 보이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라고 할 것 같으면 이는 굉장히 심각한 문제입니다. 그렇게 당선된 이명박이 어떻게 5년동안 국정을 꾸려나갔는지는 더이상 말씀드리지 않겠습니다.

바로 이러한 부분을 제가 걱정을 했기 때문에 정권 교체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집권 경험이 있는 세력''책임감'있게 무게를 가지고 대선에 나서야 가능하다라고 주장했던 것입니다.

 

만약 안철수가 윤여준이 경고했던 방식으로 '아마추어'적인 국정 운영을 하게 된다면 그 이후는 어떻게 될까요? 자민당의 장기집권이 계속되며 무기력에 빠지는 일본이나, 빈부격차의 극단적인 모습을 띄는 남미의 전철을 밟을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바로 이런 부분을 걱정했기 때문에 저는 <이기는 법>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기고 난 그 다음>이 중요하다고 역설한 것입니다.

 

4.

 

안철수 캠프에 충심으로 고언합니다. 맨날 비난과 비방을 앞세워 험한 소리만 내뱉는 이름없는 네티즌의 한마디를 얼마나 경청하실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최소한 국정을 이끌겠다고 결심하신 이상은 그에 걸맞는 책임과 준비와 각오를 보여주시기 바랍니다. 안철수 캠프의 난맥상은 비단 안철수 캠프 만 감당하고 넘어가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안철수의 실패는 안철수를 지지하고 있는 대한민국 다수의 실패가 될 수 있음을 아프게 받아들여주시길 진심으로 충언하는 바입니다.

 

 

고미생각 드림 / 2012-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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